서준 도련님이 왜 이렇게 빨리 온 거지? 민정연은 너무 흥분해서 고개를 돌리지도 못 했다. 그녀는 얼른 가방에서 작은 향수를 꺼낸 뒤, 귀 뒤쪽과 손 그리고 목에 뿌렸다. 다 뿌린 뒤, 그녀는 또 무시하는 자태로 그녀에게 비난을 들은 부잣집 아가씨들에게 물었다. ”당신들, 내가 오늘 입은 드레스 예쁜 것 같아?” “예뻐요!” 몇몇 아가씨들이 동시에 말했다. “그럼… 내 향수냄새는…” 아가씨들은 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엄청 나요, 분명 약혼남분이 아가씨한테 혼미할 정도로 빠지게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민정연은 신이 나서 흠칫했다. 그녀는 오늘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다. 이 옷은 거의 1억 3천만원 정도였고, 손에 든 가방도 2000만원이 넘었다. 방금 뿌린 향수도 부잣집 아가씨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소문이 나 있었지만, ‘유혹’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무도 살 수 없는 제품이었다. 소문으로는 남자가 이 향기를 맡으면 기절해버리는 마법 같은 향수였다. 이 마법 같은 향수는 겨우 5미리 밖에 안됐지만 가격은 2천 만원이 넘었다. 그녀는 샤란에 있는 한 디자이너로부터 이걸 살 수 있었다. 이 향수로 그녀는 분명 도련님을 꼬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민정연은 자신 있고 우아하게 뒤를 돌았다.하지만 눈 앞에 장면을 보고, 그녀는 너무 놀라서 가방을 떨어트릴 뻔했다. 구서준은 새하얀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를 하고 그녀의 오늘 입은 파란색 드레스 매우 잘 어울렸다. 구서준도 고귀한 자태가 흘렀고, 서가네 저택 안에서 제일 눈에 띄었다. 그러나 구서준 팔에는 다른 여자가 팔짱을 끼고 있었다. 다시 자세히 본 뒤, 민정연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구서준의 팔을 잡고 있는 여자는, 수줍은 그 미소를 띈 여자는 민정아가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민정연은 너무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아니......” 그녀는 중얼거렸다. 이때, 뒤에서 그녀에게 비난을 받았던 여자들은 하나 둘씩 비웃었다. “민정연씨, 본인이
다 구씨 가문의 사람들이었고, 나머지는 그녀가 특별히 초대한 그녀와 친했었던 부잣집 딸들이었다. 이건 원래부터 작은 가족 식사였고, 이런 자리에서 민정연 혼자만 화려하게 입고 있었기에, 이때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었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다들 강 건너 불구경하는 눈빛이었고, 민정연은 또 서준명을 향해 소리쳤다. “오빠! 오빠가 내 사촌 오빠야? 당장 민정아 쫓아내! 얘 몸 파는 애야! 내가 얘 몸 파는 애라는 증거 있어, 얘 지금 내 남편 뺏고 있는 거라고! 오빠…” 민정연은 엉엉 울었다. 그러나 서준명은 차갑게 이 모든 상황을 보고 있었다. 이때, 거실에서 얘기를 하고 있던 서씨 집안 어르신과 서준명의 부모도 민정연의 소리를 듣고 걸어 나왔다. 그들이 민정아를 본 그 순간, 서씨 집안 어르신 및 아들과 며느리도 분노했다. “누가 너 보고 여기 들어오래?” 서씨 집안 어르신은 지팡이를 들고 화를 내며 민정아를 가리켰다. 민정아는 매우 침착했다. “죄송해요, 어르신, 제 약혼자를 초대하셨을 때, 약혼녀를 데려오면 안된다는 말은 없으셨잖아요?” 서씨 집안 어르신:“너......” 이때, 서준명의 엄마도 화를 참지 못 하고 민정아를 보았다. “민가네 아가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 아가씨 지금 우리 정연이를 괴롭혀서 세력을 잃었다고, 감히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 민가네 아가씨! 정연이 친 이모인 내가 여기 있는 이상 우리 정연이 괴롭힐 생각은 말아요. 그리고 당장 우리 서가네에서 나가요!” “엄마!”서준명은 엄마에게 소리쳤다. 엄마는 아들을 보았다. “준명아…” 서준명은 차갑게 말했다. “엄마, 서준이한테 물어보지 그러세요! 서준이한테 직접 약혼녀가 누군지 물어보시라고요!” 이때 구서준이 입을 열었고, 매우 무고한 표정이었다. “할아버지께서 나한테 전화를 주셨을 때 집에 잠깐 와서 앉았다 가라고 하셨고, 할아버지께서 정연 아가씨랑 같이 오라고 하시길래, 나는 정연 아가씨가 어렸을 때부터 서가네에서 자랐으니 집
민정연은 소리를 따라 가보니, 문 앞에서 들어온 사람은 신세희와 부소경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엄선우와 손을 잡고 있는 꼬맹이 신유리가 있었다. 저들이 어떻게 온 거지? 서씨 집안 어르신은 오늘 단순히 민정연과 구서준이 알아갈 기회를 주고 싶었던 거였기에, 어르신은 다른 사람을 초대할 생각이 전혀 없었었다. 신세희와 부소경이 온 걸 보고, 서씨 집안 어르신은 딱 봐도 불쾌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신세희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남편에게 팔짱을 끼고, 서서히 민정연 앞으로 와서 정색하며 말했다. “민정연 씨, 문 앞에 누가 서있는지 봤어요?” 민정연은 뒤돌아서 문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보았다. 그 여자는 대충 40대 정도 되어 보였고, 머리는 굵은 웨이브를 넣은 모습에 세월이 느껴졌다. 그 여자가! 그 지하 여관의 여사장이었다. 민정연은 애써 침착하며 신세희에게 물었다. “저 여자는 여기 왜 데려온 건데?” “돈 받으려고요!”신세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무슨 뜻이야?” 민정연이 물었다. “민정연 씨, 지금 입은 드레스 1억이 넘어 보이고, 가방도 몇 천만원 하는 것 같은데, 이 돈이 다 어디서 난 거예요?” 신세희가 물었다. “어디서 났냐고요!” 신세희는 매우 무서운 기세로 민정연에게 질문했다. 민정연은 매우 놀랐다. 서준명의 엄마는 마음이 아파서 신세희에게 호통쳤다. “사모님! 정연이가 돈이 어디서 났는지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죠? 부소경씨 아내라고 해서 저희 서가네에서 함부로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서준명 엄마의 말이 끝나자 서씨 집안 어르신도 신세희에게 호통을 쳤다. “우리 서가네는 너를 손님으로 부른 적이 없어! 근데 네가 뭔데 여기까기 와서 소란을 피워? 네 이년, 역시 내가 널 잘못 보지 않았어, 넌 확실하게 못 됐다고! 네가 저번에 날 부씨 가문에서 궁지에 몰리게 했다고 해서, 네가 뭐라도 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서 오늘 감히 우리 집에 와서
만약 남성시 사람들이 다 민정연이 빌려온 돈으로 자신을 꾸몄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녀는 앞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정아씨라고?”신세희가 차갑게 웃었다. “민정연 씨, 정아씨는 착장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합쳐서 200만원도 안돼요. 반대로 당신, 옷이랑 가방 다 합치기만 해도 억이 넘죠, 그 큰 돈이 어디서 났냐니까요?” “말해요!”신세희는 한치의 양보 없이 물었다. “내… 내 삼촌이랑 숙모가 아꼈다 주신 돈이야.” 민정연이 우물쭈물 말했다. “하하!” 뒤에 있던 민정아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고, 울면서 물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한테 돈을 줬다고? 민정연, 우리 부모님은 평생 좋은 일자리 하나 없으셨어. 우리 집은 너무 가난해서 난 한번도 새 옷을 사 입은 적이 없었고, 다 네가 입다가 버린 옷만 입었지. 내가 어렸을 때 엄마 아빠는 고스톱만 치셔서, 돈을 따면 나한테 잘해주고, 돈을 잃으면 집에 와서 날 때렸어. 그 사람들은 아예 돈이 없다고! 나중에 내가 크고 나서는, 네가 나한테 건축 회사 일자리를 찾아줬지. 나한테 돈도 많이 줬고, 근데 월급의 대부분은 다 우리 엄마아빠 생활 하는데 쓰였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1년에 부모님한테 드린 돈은 고작 800-1000만원 정도였지. 나도 일을 3년밖에 안 했고, 3년동안 아무리 모으셨어도 3천만원이었을 텐데, 너는 그 2억이 넘는 돈이 어디서 난 거야? 설마 우리 부모님이 고스톱으로 2억을 모았다고 할 건 아니지?” 민정연:“......” “민정연! 넌 흡혈귀 같은 년이야! 넌 내 사촌언니잖아! 근데 넌 우리 엄마아빠를 꼬득여서 날 팔았어! 그리고 날 팔아서 얻어온 2억으로, 널 꾸며서 약혼남과의 데이트를 갈 심산이었지!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민정연, 네가 아무리 고귀하게 꾸며도 내 약혼남은 내 거라서 네가 절대 못 뺏어가! 그리고 널 대신해서 절대 돈도 안 갚아줄 거야! 네가 그렇게 사치스럽게 1억이 넘는 드레스를 사고, 몇 천만원짜리 가방까지 샀으
신세희:“......” 그녀는 평온한 얼굴로 민정연을 보았다. “무슨 일인데요?” “지금까지 내가 속으로 숨기고 있던 비밀이 있었어. 아무도 알지 못 하는 비밀이지. 이 일은 임서아가 나한테만 알려줬거든. 내가 지금 이 비밀을 너한테 알려주는 대신에 조건이 있어, 이번엔 날 놔줘, 어때?” 민정연은 매우 간절한 눈빛으로 신세희에게 부탁했다.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민정연 씨, 당신은 다른 사람한테 돈을 빚졌잖아요, 이건 제가 못 도와줘요.” “넌 할 수 있어, 넌 분명 도울 수 있다고! 네가 원한다면, 넌 분명 날 도울 수 있어! 넌 소경 도련님의 아내잖아, 못 하는 게 없는 도련님의 아내잖아. 넌 분명 날 도울 수 있어. 이번에 날 도와주면 내가 이 비밀을 알려줄게, 어때?” 신세희:“......” 잠깐 멈칫하다가 그녀가 물었다. “뭐랑 관련된 건데요?” “네 엄마.” 민정연이 말했다. 신세희는 벙쪘다. 만약 다른 거였다면, 신세희는 분명 민정연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하필 민정연이 언급한 건 그녀의 엄마였다. 신세희는 어떠한 일이여도 냉정한 판단력을 갖고 있었지만, 유독 자신의 엄마 문제에는 냉정해질 수 없었다. “말해요! 만약 당신이 우리 엄마의 행방을 안다면, 내가 평생 당신을 놓아줄 수 있어요!” 신세희는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 민정연은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이리 와 봐, 딱 너한테만 말해줄게.” “그래요.” 그녀는 망설임없이 민정연에게 걸어갔다. 자신의 엄마의 행방을 알아내는 게 너무 급해서, 신세희는 민정연의 악독한 눈빛을 주의하지 못 했다. 그러나 신세희는 후각이 너무 예민해서, 그녀가 몸을 숙이고 귀를 가까이 민정연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 신세희는 민정연의 몸에서 코를 찌르는 향수냄새를 맡고 의식적으로 뒤로 몸을 뺐다. “죽어…” 이때, 신세희는 민정연이 손에서 꺼낸 작은 병을 보았고, 게다가 병 뚜껑은 이미 열렸고, 그녀는 신세희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 “조심
게다가 그녀는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더 신유리를 때릴 겨를이 없었다. 이렇게 보니 신유리는 지금까지 그녀를 봐주고 있던 거였다. 아이는 무섭게 폭발해서 연속으로 주먹을 내리 꽂았고, 민정연의 두 눈은 순식간에 팬더 눈이 되었다. 눈이 너무 까매져서 어디가 눈커풀이고 어디가 눈동자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이 장면은 그래도 흥미로웠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웃었다. 서준명도 웃었다. 그의 엄마는 뒤에서 훌쩍이고 있었고, 서준명은 고개를 돌려 엄마를 위로했다. “엄마, 제가 당장은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많아요. 제가 계속 의심 가는 일이 하나 있거든요.” 서준명 엄마가 물었다. “무슨 의심?” 서준명은 정직하게 말했다. “엄마, 엄마는 제 이모랑 이모부를 다 잘 아시잖아요. 그럼, 엄마가 보셨을 땐 이모랑 이모부가 이렇게 막무가내이고, 악랄한 사람들이었나요?” 서준명의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서준명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준명의 엄마는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 “설마, 정연이가…” 서준명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증거가 부족하니, 말하지 마세요.”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이때, 민정연이 갑자기 소리쳤다. “이모, 저 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이모…” 서준명 엄마:“......” 서준명은 엄마를 막아서고, 직접 민정연 앞으로 걸어갔다. “정연아! 널 구해줄 수 있었을 땐, 난 사촌 오빠로써 몇 번이나 널 구했어. 3개월 전, 세희씨를 해치던 그때, 넌 거의 죽을 목숨이었지만, 소경 도련님이 널 한 번 살려주셨지. 일주일 전, 넌 똑같이 염산을 들고, 회사 문 앞에서 동생 정아 씨한테 뿌리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실수로 서준이 팔에 뿌렸잖아. 지금까지 서준이 팔에는 상처가 나 있어. 넌 서준이가 너 같은 여자랑 결혼할 거 같아? 너 정말 황당하구나! 넌 벌써 경찰에 잡혀갔고, 길에서 사람을 해치는 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왜 24시간만에 나온 줄 알아? 내가 서준이한테 너한테
“민정연이 잘못이 있긴 하지만, 걔가 한가지는 맞는 말을 했지.” 서씨 집안어르신은 날카롭게 신세희를 보면서 거리낌 없이 말했다. “이 여자,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여자가 아니었어!” “저는 어르신이 이 말하신 거 꼭 후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어르신은 평생 공부를 괜히 하셨네요! 지금까지의 집안 관습이 우수한 것도 다 연기하신 거잖아요! 다 연기고! 거짓됐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명예를 얻으려고 하셨죠! 저는 이제야, 따님이 왜 가출을 했는지 이해가 가네요. 왜냐면 그 분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명예를 얻으려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가 되기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어르신은 어울리지 않아요. 참 노인네가 명도 기시네요!” 신세희는 서씨 집안 어르신을 욕하면서 얼굴엔 눈물이 가득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운 적이 거의 없었고, 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순간, 그녀는 매우 서럽게 울었다. 왜 우냐고? 눈 앞에 이 노인네가 자신을 계속해서 모함해서일까? 아니면 엄마 때문인가? 엄마는 이번생에 너무 많은 고생을 했었다. 신세희가 눈 앞에 이 노인네를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생을 했다. 그녀는 그저 이 노인네가 빨리 죽길 바랐다.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우는 걸 보자, 신유리도 울면서 서씨 집안 어르신을 봤고, 이번에 그녀는 사람을 때리지 않고 슬프게 서씨 집안 어르신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난 정말 왜 우리 엄마한테 매번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 우리 엄마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그래? 왜 자꾸 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우리 선생님이 그랬는데, 사람을 괴롭히는 건 착한사람이 아니라고 했어. 할아버지가 늙었다고 해서 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괜찮아, 내가 나중에 크면 우리 엄마를 대신해서 꼭 복수할 거야, 두고봐!” 그리고 아이는 자신의 엄마 앞에 서서, 엄마 앞을 막아주며 두려움 없이 서씨 집안 어르신을 보았다. 서씨 집안 어르
“가까이 오지 마, 싫어! 흥! 영원히 싫어할 거야!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나!” 아이는 화가 가득해서 서 씨 집안 어르신을 향해 소리쳤다. 서 씨 어르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앞에 이 아이는 자기 외손녀의 원수의 딸이었다. 어떻게 이런 아이한테 자애로울 수 있을까. 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바라보며 여전히 차가운 말투로 말을 했다. “소경아, 너도 보다시피 아이가 저런 여자 옆에 있으니 나쁘게 물들지 않냐. 우리 외손녀한테 했던 짓만 봐도 어떻게 내가 널 지지할 수 있겠니? 내가 지금 우리 외손녀를 지킬 유일한 방법은 가성섬을 지키는 것이다. 네가 침입하는 걸 막을거야.” 신세희는 이 말을 듣자 눈물을 쏟아냈다. “당신은 당신 외손녀와 똑같네요! 일말의 양심도 없으시군요!” 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난 한평생 부끄러운 짓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 외손녀를 위해서라면 뭔들 못하겠니.” 부소경은 신세희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갔다. “넌 날 이길 수 없다 소경아.” 어르신이 부소경 등 뒤에 대고 외쳤다. “구씨 집안 세력을 적어도 반은 끌어올 거다. 구경민 한 사람의 도움만으론 넌 승산이 없어.” 부소경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어르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품속의 아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을 뿐이다. 그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서 씨 어르신의 초대 때문이 아니었다. 서준명과 구서준의 초대, 그리고 아내의 명령으로 가련한 민정아를 보호하러 온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민정연은 쫓겨났고 민정아도 구서준이 보호하고 있으니 부소경은 다시 여기로 올 이유가 없었다. 그는 아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부소경!” 어르신은 처절한 목소리로 불렀다. 부소경은 잠깐 멈칫했으나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 “내가 널 보살펴줬던 건 다 까맣게 잊은 거니?” 어르신은 이제 옛일을 들먹이기 시작했다. 부소경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다 기억하고 있죠. 그러니까 어르신, 어르신이 저를 어떻게